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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의 구조와 종류 - 150편을 깊이 읽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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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의 구조와 종류 - 150편을 깊이 읽는 법 — 말씀북

시편은 많은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성경 가운데 하나입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 감사할 때나 탄식할 때 우리는 시편에서 자신의 마음을 대신 말해 주는 언어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시편 150편을 무작정 처음부터 읽다 보면 방대한 분량에 길을 잃기 쉽습니다. 시편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종류의 노래들로 이루어졌는지를 알면, 이 깊은 기도의 책을 훨씬 풍성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다섯 권으로 이루어진 시편

시편은 하나의 긴 책처럼 보이지만, 사실 다섯 개의 묶음, 곧 다섯 권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 구분은 성경 본문 안에 표시되어 있어, 각 권의 끝에 하나님을 찬양하는 마무리 문구가 자리합니다. 오랜 전통에서는 이 다섯 권의 구성을 율법서 오경에 견주어, 시편을 기도와 찬양으로 응답하는 또 하나의 다섯 권으로 이해하기도 했습니다.

각 권은 저마다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지닙니다. 어떤 권에는 개인의 탄식이 많고, 어떤 권에는 공동체의 찬양이 두드러집니다. 시편 전체는 탄식에서 시작해 점차 찬양으로 나아가는 흐름을 보이며, 마지막 여러 편은 오직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외침으로 절정에 이릅니다. 이 큰 흐름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흩어진 노래들처럼 보이던 시편이 하나의 긴 여정으로 다가옵니다.

이 여정의 시작과 끝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시편의 첫 편은 말씀을 즐거워하며 그것을 주야로 묵상하는 사람의 복을 노래하며 시작합니다. 이는 시편 전체를 어떤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서문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시편의 마지막 편은 호흡이 있는 모든 것이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벅찬 외침으로 끝을 맺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는 데서 출발해 온 존재로 찬양하는 데 이르는 이 큰 흐름은, 신앙의 여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그래서 시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하는 경험은, 마치 한 사람의 신앙이 성숙해 가는 과정을 따라 걷는 것과 같습니다.

표제가 알려 주는 것들

많은 시편에는 본문 위에 짧은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이 표제는 누가 지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나왔는지, 또는 어떤 곡조에 맞추어 불렀는지를 알려 줍니다. 다윗의 시라고 밝힌 것이 가장 많고, 그 밖에도 아삽이나 고라 자손 같은 이름이 등장합니다.

특히 어떤 표제는 그 시가 지어진 삶의 자리를 알려 주어 본문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다윗이 큰 잘못을 저지른 뒤 회개하며 지었다고 전해지는 시편은, 그 배경을 알고 읽을 때 한 구절 한 구절이 훨씬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표제는 짧지만, 시편을 감정의 나열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 터져 나온 기도로 읽게 해 주는 소중한 실마리입니다.

한편 시편은 개인의 기도이면서 동시에 공동체가 함께 부른 노래이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절기와 예배 때 시편을 노래로 불렀고, 성전으로 올라가는 길에서도 함께 낭송했습니다. 그래서 시편에는 나라는 일인칭과 우리라는 공동체의 목소리가 나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시편을 읽을 때에도, 이것이 나 혼자만의 기도가 아니라 오랜 세월 수많은 신앙인이 함께 불러 온 노래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그 무게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시편의 여러 종류

시편은 그 성격에 따라 몇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은 탄원시입니다. 탄원시는 고난과 슬픔, 억울함을 하나님께 쏟아 놓는 기도입니다. 흥미롭게도 많은 탄원시는 슬픔으로 시작하지만, 끝에 이르러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찬양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는 탄식이 절망에 갇히지 않고 소망으로 나아가는 시편 특유의 흐름을 보여 줍니다.

찬양시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분이 하신 일이 얼마나 놀라운지를 노래합니다. 창조의 아름다움과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기뻐하는 이 노래들은 마음을 들어 올리는 힘이 있습니다. 감사시는 구체적인 도움을 받은 뒤 그 은혜를 기억하며 드리는 노래입니다. 이 밖에도 왕과 관련된 제왕시, 삶의 지혜를 담은 지혜시, 예루살렘을 향해 순례하며 부른 노래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탄원시가 시편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위로가 됩니다. 성경이 슬픔과 고통의 언어를 이토록 풍성하게 담고 있다는 것은, 힘든 감정을 숨기지 않고 하나님 앞에 가져와도 좋다는 허락과 같기 때문입니다. 시인들은 억울함과 두려움, 심지어 항의에 가까운 물음까지 솔직하게 토로합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탄원시는 결국 하나님을 다시 신뢰하는 자리로 돌아옵니다. 이 정직함과 신뢰의 조화야말로 시편이 오랜 세월 사랑받아 온 이유일 것입니다. 각 시편이 어떤 종류에 속하는지를 가늠하며 읽으면, 그 노래가 처음 어떤 마음에서 나왔는지를 더 잘 헤아릴 수 있습니다.

시편을 더 깊이 읽는 법

시편을 읽는 데에는 정해진 규칙이 없지만, 몇 가지를 기억하면 더 풍성하게 다가갑니다. 먼저 시편은 머리로만 읽는 글이 아니라 마음으로 함께 느끼는 글임을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인의 기쁨과 슬픔에 자신의 마음을 겹쳐 보면, 시편이 남의 노래가 아니라 나의 기도가 됩니다. 때로는 시인이 느낀 감정이 지금 나의 상황과 꼭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에도 그 노래를 함께 읽는 것은, 나와 다른 처지에 있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연습이 됩니다. 시편은 이렇게 나의 기도이자 이웃을 위한 기도로 함께 넓어집니다.

또한 시편에 자주 나타나는 히브리 시의 특징을 알아 두면 도움이 됩니다. 히브리 시는 운율보다 생각의 짝을 이루는 방식으로 쓰입니다. 한 줄에서 한 말을 하고, 다음 줄에서 그것을 다른 표현으로 되풀이하거나 대조하는 식입니다. 이 반복은 같은 말을 지루하게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뜻을 더 깊고 넓게 새기게 하는 장치입니다. 이 결을 느끼며 읽으면 시편의 아름다움이 한층 살아납니다.

시편을 삶에 적용하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시편을 골라 읽는 것입니다. 마음이 무겁고 힘든 날에는 탄원시를, 감사가 넘치는 날에는 감사시를, 하나님의 크심을 묵상하고 싶은 날에는 찬양시를 펼치는 것입니다. 이렇게 그날의 마음에 맞는 시편을 만나면, 그 노래가 마치 나를 위해 미리 준비된 기도처럼 다가옵니다. 오랜 세월 많은 사람이 시편을 자신의 기도서로 삼아 온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마지막으로, 시편은 천천히 소리 내어 읽을 때 더 깊이 스며듭니다. 눈으로만 빠르게 훑기보다 한 편을 골라 낮은 목소리로 읽어 내려가면, 그 말씀이 마음에 자리 잡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편은 본래 소리 내어 부르던 노래였기에, 입술로 읽을 때 그 본연의 결이 되살아납니다. 한 편을 여러 날에 걸쳐 반복해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같은 시편이라도 그날의 마음에 따라 다른 구절이 새롭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오늘 마음에 드는 시편 한 편을 골라 이렇게 읽어 보고 싶다면 성경 읽기 페이지에서 시편을 펼쳐, 그 노래를 나의 기도로 삼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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