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은 그리스도인이 무엇을 믿는지 짧게 모아 놓은 신앙고백입니다. 사도들이 직접 쓴 글은 아니지만 사도들이 전한 가르침을 요약했다는 뜻에서 이 이름이 붙었습니다. 초대교회에서 세례받는 이가 고백하던 물음과 대답이 바탕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고, 오랜 시간을 거쳐 지금의 꼴이 되었습니다. 고백은 성부 하나님, 성자 예수 그리스도, 성령 하나님의 순서로 짜여 있고, 마지막에 교회와 구원과 영생에 대한 고백이 이어집니다. 흔히 열두 조목으로 나누어 읽습니다. 아래에서 한 구절씩 뜻과 성경 근거를 함께 살펴봅니다.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
첫 고백은 성부 하나님에 관한 것입니다. 세상은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지으셨다는 믿음으로,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가 근거입니다. 「전능하사」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는 능력을, 「아버지」는 그 크신 분이 우리를 자녀로 돌보신다는 가까움을 함께 고백합니다. 이 고백만은 「내가」로 시작합니다. 함께 외더라도 믿음은 저마다 하나님 앞에 서는 일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여기서부터 성자 예수님에 관한 고백입니다. 「외아들」은 요한복음이 말하는 「독생자」와 같은 뜻으로, 예수님이 하나님과 특별하고 유일한 관계에 계신 분이라는 고백입니다. 「주」는 삶의 주인이라는 고백이고, 「그리스도」는 기름 부음을 받은 이, 곧 하나님이 보내신 구원자라는 뜻입니다.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예수님이 사람의 몸으로 오신 일을 고백합니다. 누가복음 1장에서 천사는 마리아에게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라고 전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이 보내신 분이시면서 참으로 사람으로 태어나셨다는 두 가지를 함께 붙드는 고백입니다.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신앙고백에 로마 총독의 이름이 들어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이 꾸며 낸 이야기가 아니라 특정한 때와 장소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고린도전서 15장이 말하듯 「우리 죄를 위하여」 당하신 것입니다.
「장사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
예수님이 참으로 죽어 무덤에 묻히셨고,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부활의 고백입니다. 바울은 이것을 자신이 받아 전한 가장 중요한 소식이라고 말합니다. 부활은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소망의 근거가 되며, 뒤에 나오는 「몸이 다시 사는 것」에 대한 고백과 이어집니다.
「하늘에 오르사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이 보는 가운데 하늘로 올라가신 일을 고백합니다. 사도행전 1장이 그 장면을 전합니다. 「우편에 앉아 계시다」는 것은 오른편이 존귀와 권세의 자리였던 옛 표현으로, 예수님이 지금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자리에 계신다는 뜻입니다.
「저리로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저리로서」는 「거기로부터」라는 옛말입니다. 하늘로 올라가신 예수님이 그곳에서 다시 오실 것이라는 고백으로, 사도행전 1장에서 흰 옷 입은 두 사람이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시리라」고 전한 말씀과 이어집니다. 역사가 끝없이 흘러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로운 결말이 있다는 믿음입니다.
「성령을 믿사오며」
세 번째로 성령 하나님을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떠나시기 전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시리니」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성령은 믿는 이 안에 계시며 말씀을 깨닫게 하시고 기도를 도우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마태복음 28장 19절의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이 사도신경의 세 갈래 짜임과 같습니다.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공회」는 어느 한 교회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시대와 장소를 넘어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의 모임, 곧 보편적인 교회를 뜻합니다.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은 믿는 이들이 서로 사귀고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고린도후서 끝의 축복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에 같은 낱말이 나옵니다.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과」
하나님이 죄를 용서해 주신다는 믿음입니다. 요한일서 1장 9절은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라고 말합니다. 용서는 사람이 쌓은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이 베푸시는 은혜라는 고백입니다.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아멘」
마지막 고백은 부활과 영생입니다.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신 것처럼 믿는 이도 마지막 날에 다시 살아나며,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이 영원히 이어진다는 소망입니다. 고백 전체가 창조로 시작해 영원한 생명으로 끝나는 흐름을 이룹니다. 「아멘」으로 이 모든 고백에 마음을 싣습니다.
예배에서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때
주일 예배에서는 예배를 여는 순서 가운데, 찬송 앞뒤나 대표기도 앞에 회중이 함께 일어서 고백하는 교회가 많습니다. 세례식이나 입교식에서는 세례받는 이가 이 고백으로 믿음을 밝히기도 합니다. 구역예배, 가정예배, 추도예배처럼 작은 예배에서도 신앙고백 순서로 자주 씁니다. 순서와 자세는 교회마다 다르니 주보를 따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