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은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열 가지 계명으로, 출애굽기 20장 1절부터 17절까지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경은 이 말씀을 "언약의 말씀 곧 십계"라고 부르며(출애굽기 34:28), 하나님이 "친히 쓰신" 두 돌판에 새겨졌다고 전합니다(출애굽기 31:18). 아래에 개역한글 원문 전체를 먼저 싣고, 계명마다 뜻을 풀어 봅니다.
십계명 전문 (출애굽기 20장 1~17절, 개역한글)
하나님이 이 모든 말씀으로 일러 가라사대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너의 하나님 여호와로라
-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
-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비로부터 아들에게로 삼 사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
-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제 칠일은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육축이나 네 문안에 유하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제 칠일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
-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 살인하지 말지니라
- 간음하지 말지니라
- 도적질하지 말지니라
-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
-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지니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지니라
계명 앞의 번호는 읽기 쉽도록 붙인 것이고, 성경 본문에는 번호가 없습니다. 열 가지로 나누는 방식은 전통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여기서는 우리 교회에서 흔히 쓰는 나눔을 따랐습니다.
십계명은 어떤 상황에서 주어졌나
십계명은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온 지 석 달째, 시내산 아래에 진을 쳤을 때 주어졌습니다. 그 직전에 하나님은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라고 말씀하셨습니다(출애굽기 19:5). 십계명이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너의 하나님 여호와로라"라는 선언으로 시작하는 데에는 큰 뜻이 있습니다. 계명을 잘 지켜야 구원받는다는 순서가 아니라, 이미 종살이에서 건져 낸 백성에게 이제 자유인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순서입니다. 십계명은 짐이기 전에 구원받은 백성의 삶의 틀입니다.
계명별 뜻
하나님과의 관계에 관한 계명 (1~4계명)
첫째 계명은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기라는 것입니다. 재물, 성공, 사람의 평판처럼 마음의 첫자리를 차지하는 모든 것이 「다른 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도 가장 먼저 돌아볼 계명입니다.
둘째 계명은 하나님을 눈에 보이는 형상으로 만들어 섬기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내 생각대로 빚어 손안에 두려는 마음을 경계합니다. 뒤에 이어지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는 말씀은 심판보다 은혜가 훨씬 크고 길다는 대비를 보여 줍니다.
셋째 계명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곧 헛되고 가볍게 부르지 말라는 것입니다. 거짓 맹세에 하나님의 이름을 끌어다 쓰는 일뿐 아니라, 입으로는 하나님을 부르면서 삶은 그 이름과 어긋나는 모습까지 함께 돌아보게 합니다.
넷째 계명은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는 것입니다. 출애굽기는 그 이유를 창조에서 찾습니다. 하나님이 엿새 동안 만드시고 제 칠일에 쉬셨기 때문입니다. 이 계명은 주인만이 아니라 자녀와 종, 가축과 나그네에게까지 쉼을 주라고 명합니다. 일을 멈추고 하나님을 기억하는 시간이 사람을 사람답게 지킨다는 가르침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 관한 계명 (5~10계명)
다섯째 계명은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으로, 사람에 관한 계명 가운데 첫자리에 있고 약속이 붙어 있습니다. 공경은 순종만이 아니라 존중하고 돌보는 일까지 포함합니다.
여섯째부터 아홉째 계명은 짧고 단호합니다. 이웃의 생명(살인), 가정(간음), 재산(도적질), 명예(거짓 증거)를 해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이 계명들을 마음의 미움과 음욕까지 넓혀 읽으셨습니다.
열째 계명은 다른 계명과 달리 행동이 아니라 마음을 다룹니다. 탐내는 마음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도적질과 거짓 증거와 간음이 대개 그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십계명이 마음의 계명으로 끝나는 것은 율법이 결국 사람의 속을 향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신명기 5장의 십계명과 무엇이 다른가
십계명은 신명기 5장 6~21절에도 한 번 더 나옵니다. 광야 40년을 지나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직전, 모세가 새 세대에게 다시 들려준 말씀입니다. 내용은 거의 같지만 두 가지가 눈에 띕니다. 첫째, 안식일을 지키는 이유가 다릅니다. 출애굽기는 창조를 들지만 신명기는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강한 손과 편 팔로 너를 거기서 인도하여 내었나니"라고 구원의 기억을 듭니다(신명기 5:15). 그래서 신명기는 남종과 여종도 "너같이 안식하게 할지니라"고 덧붙입니다. 둘째, 열째 계명에서 출애굽기는 이웃의 집을 먼저 말하지만 신명기는 "네 이웃의 아내를 탐내지도 말지니라"로 시작하고 밭을 더합니다. 같은 계명을 새 세대의 형편에 맞게 다시 풀어 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요약하신 두 계명
한 율법사가 율법 중에 어느 계명이 크냐고 묻자 예수님은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태복음 22:37-40). 십계명의 앞부분은 하나님 사랑으로, 뒷부분은 이웃 사랑으로 묶입니다. 바울도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치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로마서 13:10)고 정리했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나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함이로다"(마태복음 5:17)라고 하셨으니, 십계명은 그리스도인에게도 사랑이 어떤 모양으로 살아나는지 보여 주는 지도입니다.
십계명을 묵상하는 방법
한 주에 한두 계명씩 정해 놓고 "이 계명이 오늘 내 일상에서는 어떤 모습일까"를 적어 보면 좋습니다. 첫째 계명이라면 요즘 내 시간과 걱정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이 무엇인지, 넷째 계명이라면 한 주 가운데 일을 내려놓고 하나님과 가족 앞에 머무는 시간이 있는지 돌아보는 식입니다. 금지의 목록으로만 읽지 말고, 그 반대편의 사랑을 함께 찾으면 묵상이 넓어집니다.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이웃의 생명을 아끼라는 말이고, 거짓 증거하지 말라는 계명은 이웃의 이름을 지켜 주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출애굽기 20장 전체는 출애굽기 20장 읽기에서, 신명기의 본문은 신명기 5장 읽기에서 이어 보실 수 있습니다. 두 책의 흐름은 출애굽기 책 소개와 신명기 책 소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예배에서 함께 외는 주기도문 전문과 뜻, 사도신경 전문과 뜻도 함께 읽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