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문 해설 — 두 복음서 본문과 송영의 역사

예배에서 함께 외는 문안과 구절마다의 뜻은 주기도문 전문과 뜻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 걸음 물러서서, 이 기도가 성경에 어떤 모습으로 실려 있는지, 마지막의 송영은 어떻게 붙게 되었는지, 그리고 교회가 이천 년 가까이 이 기도를 어떻게 드려 왔는지 그 내력을 살펴봅니다.

두 복음서, 두 장면

예수님이 가르치신 기도는 마태복음 6장과 누가복음 11장 두 곳에 나옵니다. 놓인 자리가 서로 다릅니다.

마태복음에서는 산상수훈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먼저 사람에게 보이려고 거리 어귀에서 기도하는 외식을 경계하시고, 이어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저희는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 생각하느니라"고 하십니다(마태복음 6:7). 그리고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6:8)는 말씀 뒤에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며 이 기도를 주십니다. 말을 많이 늘어놓는 기도와 대비되는, 짧고 중심이 분명한 기도의 본보기입니다.

누가복음에서는 제자들의 부탁에서 시작합니다. 예수님이 한 곳에서 기도를 마치시자 제자 하나가 "주여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친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가르쳐 주옵소서"라고 청합니다(누가복음 11:1). 기도를 가르쳐 주신 뒤에는 한밤중에 벗을 찾아가 떡을 빌리는 비유와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라는 말씀이 이어집니다. 마태복음이 기도의 「태도」를 바로잡는 맥락이라면, 누가복음은 끈질기게 구하는 「기도의 삶」을 가르치는 맥락입니다.

두 본문을 나란히 보면

대목 마태복음 6:9-13 누가복음 11:2-4
부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아버지여
이름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같음
나라 나라이 임하옵시며 같음
뜻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없음
양식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에게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용서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 우리 죄도 사하여 주옵시고
시험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
송영 괄호 속에 있음 없음

누가복음 쪽이 더 짧고, 마태복음 쪽은 셋째 간구와 「악에서 구하옵소서」가 더 있습니다. 「오늘날」과 「날마다」의 차이도 눈에 띕니다. 마태복음은 오늘 하루를, 누가복음은 하루하루 되풀이되는 날들을 바라봅니다. 용서의 대목에서 마태복음의 원어는 「빚」을 뜻하는 말을 써서, 죄를 하나님께 갚을 길 없는 빚으로 그립니다.

예수님이 다른 자리에서 여러 차례 가르치셨을 수도 있고, 두 복음서 기자가 각자의 독자에게 맞게 전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간구의 줄기는 같고, 교회가 예배에서 외는 문안은 마태복음의 형태를 따릅니다.

괄호 속 송영은 어디서 왔나

개역한글 마태복음 6장 13절 끝에는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이 괄호에 들어 있습니다. 오래된 사본 가운데 이 대목이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송영이 뒤늦게 꾸며 낸 말은 아닙니다. 1세기 말에서 2세기 초 무렵의 교회 문서로 알려진 『디다케』(열두 사도의 가르침)에도 이 기도가 송영과 함께 실려 있어, 아주 이른 시기부터 교회가 예배에서 이 기도를 송영으로 맺었음을 보여 줍니다.

송영의 말투는 구약에 뿌리가 있습니다. 다윗은 성전 건축을 위한 예물을 드리며 이렇게 찬양했습니다. "여호와여 광대하심과 권능과 영광과 이김과 위엄이 다 주께 속하였사오니 천지에 있는 것이 다 주의 것이로소이다"(역대상 29:11). 기도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말로 맺는 것은 유대인의 기도 전통에서도 익숙한 일이었습니다. 예배용 문안의 「대개」는 이 송영 앞에 붙어 「왜냐하면」이라는 뜻으로, 앞의 간구들을 들어주실 분이 누구이신지를 밝힙니다.

초대교회는 이 기도를 어떻게 드렸나

『디다케』는 이 기도를 하루에 세 번 드리라고 권합니다. 유대인들이 정해진 시간에 기도하던 습관이 교회 안에서 이 기도와 만난 것입니다. 이후 교회는 세례를 받는 이들에게 사도신경과 함께 주기도문을 가르쳤고, 이 두 가지를 외는 것이 신앙생활의 기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 교회들이 예배 순서에서 사도신경과 주기도문을 함께 외는 것도 이 오랜 흐름을 잇는 일입니다.

우리말 문안은 오랫동안 써 온 기존 번역과 근래에 새로 번역된 문안이 함께 쓰이고 있습니다. 새 번역은 옛말을 덜어 내고 지금의 말투에 가깝게 다듬었을 뿐, 담긴 간구는 같습니다.

기도의 틀로 쓰는 법

주기도문은 외는 기도이면서 동시에 기도를 배우는 틀이기도 합니다. 한 구절을 읽고, 그 구절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자기 말의 기도를 덧붙인 뒤 다음 구절로 넘어가는 방식입니다.

  •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에서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찬양합니다.
  • 「나라이 임하옵시며」에서는 하나님의 다스림이 필요한 곳, 곧 가정과 일터와 나라를 떠올립니다.
  • 「일용할 양식」에서는 오늘 필요한 것을 구체적으로 아룁니다.
  •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에서는 고백할 잘못과 용서할 사람을 생각합니다.
  •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에서는 요즘 나를 흔드는 유혹을 이름 붙여 맡깁니다.

이렇게 하면 짧은 기도문이 하루의 기도 전체를 이끄는 길잡이가 됩니다. 마태복음이 이 기도를 「중언부언」과 대비해 주신 까닭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예배에서 함께 외는 또 하나의 고백은 사도신경 전문과 뜻에서, 그 내력은 사도신경 해설에서 이어 읽으실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 6장 전체는 마태복음 6장 읽기에서, 누가복음 11장은 누가복음 11장 읽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주기도문 해설 — 두 복음서 본문과 송영의 역사 - 주기도문 해설, 주기도문 역사, 주기도문 송영 | 말씀북
예수님이 가르치신 기도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어떻게 다르게 실렸는지 표로 견주고, 괄호 속 송영이 붙게 된 내력과 초대교회가 이 기도를 드린 방식, 기도의 틀로 쓰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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